#04
대법원 판결까지 난 사건을
다시 소 제기할 수 있다구요?
2013. 4. 21. 시장에 위치한 피고 소유 노후 건물의 지붕 보강공사를 하던 중 용접불꽃이 건물 내부 스펀지 등 가연성 물질에 떨어져 불이 난 후 불길이 옆 건물에 옮겨 붙어 원고의 매장과 가설창고 등이 전부 소훼되었습니다.
지붕보강공사는 피고의 남편을 통하여 이루어졌는데 원고가 저를 찾아온 시점은 해당 사건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에 대한 1심과 2심 사건을 전부 패소한 후였습니다. 보험회사와 손해사정회사의 화재 담당자로부터 소개를 받아 찾아온 것인데, 신기한 점은 판결문을 보니 1심과 2심에서 제일 중요한 청구원인(손해배상책임의 근거)은 애초부터 주장되지도 않았고 가능성이 낮은 청구원인(도급인책임, 사용자책임)만 주장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일단 3심은 기존 주장대로 유지해서 진행하고 대법원도 이를 받아주지 않으면 다시 새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을 조언했더니 3심인 대법원 판결까지 난 이후에도 새로운 소송의 제기가 가능한지를 의아해하면서 되물었고 가능하다고 하자 그렇게 진행하는 것에 동의하였습니다. 예상대로 대법원은 기존 원고의 주장을 받아주지 않아 기존 사건은 확정되었고 이후 다시 새로운 청구원인(공작물책임)을 근거로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였고, 2차 소송에서는 새로운 주장이 받아들여져 결국 승소하게 되었습니다.
원고는 1차 소송에서 소중한 시간과 돈을 썼지만 더 값진 교훈을 얻었고 다시 돌아 돌아서 2차 소송을 제기한 후 결국에는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아해했던 물음을 뒤로 하고 말입니다.